영화 촬영을 유치하면 지역경제가 살아날까

영화나 드라마가 한 지역에서 촬영되면 배우와 제작진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제작 기간 동안 호텔, 식당, 장비 대여업체, 운송업체와 촬영 보조 인력이 필요해지면서 지역 내 소비와 고용이 증가한다. 촬영지가 유명해지면 관광객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러한 효과를 기대한 미국의 여러 주정부는 세금 공제와 현금성 지원을 제공하며 영화와 방송 제작사를 유치하고 있다.

그러나 Reyes(2026)는 조지아와 뉴저지 사례를 통해 영화 제작 인센티브가 실제로 납세자에게 충분한 경제적 이익을 돌려주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영화 제작 인센티브는 단기적으로 촬영과 소비를 늘릴 수 있지만, 그 혜택이 오래 지속되거나 주정부의 지원 비용을 넘어선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영화 제작 인센티브란 무엇인가

영화 제작 인센티브(Movie Production Incentives, MPIs)는 제작사가 특정 지역에서 영화를 촬영하고 일정 금액을 지출하면 주정부가 세금 공제나 보조금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촬영비를 절감할 수 있고, 주정부는 영화 제작을 통해 일자리와 소비, 관광 수입을 늘릴 수 있다.

문제는 영화 산업의 이동성이 매우 높다는 데 있다. 제작사는 한 지역에 계속 머물러야 할 이유가 없으며, 더 큰 혜택을 제공하는 지역이 나타나면 촬영지를 쉽게 변경할 수 있다. 결국 주정부가 제공한 지원금은 지역 산업을 장기적으로 육성하기보다 제작비를 대신 부담해 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조지아가 ‘제2의 할리우드’로 성장한 배경

조지아는 영화 제작 인센티브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제도의 기반이 마련된 2008년 이후 제작사는 조지아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지출하면 기본적으로 20%의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었다. 작품의 엔딩 크레딧에 조지아를 홍보하는 복숭아 로고를 표시하면 추가 혜택을 받아 공제율이 최대 30%까지 높아진다.

이 정책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조지아에는 대규모 사운드스테이지와 제작 시설이 건설됐고, Marvel을 비롯한 주요 제작사들이 여러 작품을 촬영했다. 2016년에는 미국 박스오피스 상위 100개 작품 가운데 17편이 조지아에서 제작됐다. 이는 당시 캘리포니아보다 많은 수치였다.

지역 상권이 살아난 사례도 있다. 드라마 《The Walking Dead》의 촬영지였던 세노이아에는 팬들이 찾아오면서 식당, 카페, 기념품점 등이 생겼다. 기존에 5개 정도였던 도심 사업체가 45개 이상 증가하며 지역경제가 눈에 띄게 활성화됐다. 촬영 기간에 호텔과 식당, 장비업체 등 지역 사업자가 매출 증가를 경험한 것도 분명한 긍정적 효과다.

화려한 성공 뒤에 나타난 불안정성

조지아의 성과가 안정적인 지역경제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영화 산업에서 만들어진 일자리의 상당수는 한 작품의 촬영이 끝나면 사라지는 단기 일자리였다. 감독, 배우, 촬영감독과 같은 전문직은 다른 지역에서 온 인력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지원금의 혜택이 조지아 주민에게 온전히 돌아가지 않았다.

고용 효과를 둘러싼 통계도 크게 엇갈렸다. 업계의 높은 추정치는 최대 9만2,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고 주장했지만, 보수적인 분석은 2018년 기준 1만5,000개에서 3만2,000개 정도로 평가했다. 단기간 일한 사람까지 하나의 일자리로 계산하는 자체 보고 방식이 고용 효과를 과장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산업의 급격한 변화에도 취약했다. 조지아의 영화 제작 지출은 2022년 44억 달러에서 2023년 23억 달러로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19와 2023년 배우·작가 파업 이후 제작사들이 미국 밖으로 촬영지를 옮기면서 현지 종사자들은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었다. 오랫동안 조지아에서 영화를 제작했던 Marvel 역시 2025년 이후 주요 제작지를 영국 등 해외로 이동했다.

이는 인프라를 건설하고 오랫동안 세제 혜택을 제공하더라도 제작사가 더 유리한 지역으로 떠나는 것을 막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뉴저지가 선택한 더 강력한 유치 전략

뉴저지는 2018년 영화 및 디지털 미디어 세금 공제 제도를 다시 도입한 뒤 제작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후 제도를 확대해 장기적으로 스튜디오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기업에는 적격 비용의 최대 40%를 지원하고 있다. Netflix, Lionsgate, Paramount Skydance 등이 뉴저지에 제작시설을 마련하거나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혜택이 있다.

정책 도입 이후 뉴저지의 제작 활동은 빠르게 증가했다. 2026년 1분기 촬영 활동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 늘어나 미국 주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역 식당과 케이터링 업체도 제작진과 배우의 방문으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일부 사업체는 영화와 방송 촬영으로 매출이 20~30% 늘었다고 추정했다.

뉴저지는 단순히 촬영만 유치하는 데서 벗어나 현지 인력 양성에도 투자하고 있다. Newark에서는 영화와 디지털 콘텐츠 분야를 교육하는 고등학교와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을 고용하면 추가 세금 혜택을 제공한다. 이는 외부 제작진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시도다.

아직 계산되지 않은 뉴저지의 미래

뉴저지의 영화 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정책의 경제적 성공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뉴저지의 영화 및 디지털 미디어 세금 공제에는 2026년 약 2억4,900만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확대된 제도는 2039년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주정부가 장기간 상당한 재정 부담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있다.

Lionsgate 스튜디오와 같은 대규모 시설은 장기 고용과 지역 투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스튜디오의 예상 경제효과는 아직 실제 운영 결과가 아니라 전망에 가깝다. 시설이 건설된 이후에도 제작사가 계속 뉴저지를 선택할 것인지, 그리고 발생한 경제활동이 세금 공제 비용을 넘어설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촬영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도 무시할 수 없다. 도로 통제, 야간 촬영, 소음과 주차 문제 등이 발생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촬영 시간과 사전 통보를 강화하는 조례를 마련했다. 영화 촬영이 지역에 소비를 가져오는 동시에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비용도 발생시키는 것이다.

영화 제작 인센티브는 왜 경쟁이 될까

Reyes는 주정부 간 경쟁을 게임이론으로 설명한다. 한 주가 세금 혜택을 제공하면 다른 주도 제작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더 높은 혜택을 제시한다. 제작할 수 있는 영화와 드라마의 수는 한정돼 있지만, 이를 유치하려는 지역은 계속 늘어난다.

이러한 경쟁에서는 제작사가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다. 제작사는 여러 지역의 조건을 비교해 가장 큰 지원을 제공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다. 반면 주정부는 제작사를 붙잡기 위해 세금 공제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한 지역이 지원을 줄이면 제작사는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다른 주나 국가로 이동한다.

그 결과 각 주가 개별적으로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정부의 세수가 줄고 영화 산업에 이전되는 지원금만 증가하는 ‘네거티브섬 게임’이 발생한다. 조지아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던 제작사가 뉴저지나 영국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이러한 경쟁 구조를 보여준다.

촬영이 늘었다고 정책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영화 제작 인센티브가 아무런 효과도 없는 것은 아니다. 촬영 기간에는 호텔, 식당, 운송업체와 장비업체의 매출이 증가하고 일부 지역 주민에게 일자리가 제공된다. 세노이아처럼 작품의 인기가 관광과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는 특별한 사례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은 모든 지역에서 반복되지 않는다. 작품이 흥행하지 않으면 관광 효과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으며, 촬영이 끝나면 소비와 고용도 함께 사라질 수 있다. 더 큰 지원금을 제시하는 지역이 나타나면 오랜 기간 구축한 제작 기반도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영화 제작 인센티브의 성과를 촬영 편수나 제작사가 지출한 총액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지역 주민에게 돌아간 임금, 지속적으로 유지된 일자리, 세수 증가분, 관광 수입과 인센티브 비용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 제작사가 제출한 고용과 지출 자료 역시 독립적인 감사를 통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

결론: 영화 산업의 유치보다 중요한 것

조지아와 뉴저지의 사례는 영화 제작 인센티브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정책은 영화 촬영과 단기적인 경제활동을 늘릴 수 있지만, 영구적인 고임금 일자리와 안정적인 관광 수입을 보장하지 않는다. 특히 여러 지역이 더 큰 혜택을 놓고 경쟁하면 경제적 이익은 줄어들고 납세자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영화 산업을 장기적인 지역 산업으로 발전시키려면 단순한 세금 공제보다 현지 인력 교육, 스튜디오와 후반작업 시설, 지역 업체의 제작 참여, 정기적인 성과 감사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이러한 기반 없이 지원금만 확대한다면 영화가 남긴 엔딩 크레딧 뒤에는 지역 주민이 부담해야 할 비용만 남을 수 있다.

Citation

Reyes, D. (2026). Roll the End Credits: Evaluating Georgia and New Jersey’s Movie Production Incentives (Senior thesis, Claremont McKenna College). Scholarship @ Claremont. https://scholarship.claremont.edu/cmc_theses/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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