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시대 :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서로 다른 브랜딩 전략

Wayne은 2018년 발표한 논문에서 넷플릭스와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구독형 비디오 주문형 서비스(SVOD) 포털이 기존의 전통적인 텔레비전 네트워크 브랜드 정체성을 어떻게 다루고 활용하는지 산업적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저자는 포스트 네트워크 시대의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스트리밍 플랫폼과 기존 미디어 권력 간의 역학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미디어 브랜딩과 TV 네트워크의 역사적 맥락

미디어 브랜딩은 특정 타깃 시청자를 유치하고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여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산업 관행이다. 특히 1980년대 중반 이후 미국 케이블 TV 채널이 급증하고 시청자가 파편화되면서, 각 채널은 ‘여성을 위한 텔레비전(Lifetime)’이나 ‘MTV’처럼 뚜렷한 정체성을 창출해야만 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HBO의 <소프라노스> 같은 플래그십 프로그램은 채널 자체의 브랜드 이미지를 대변하는 저작자 역할을 수행했다. 미디어 대기업들은 틈새 취향을 공략하는 여러 채널을 거느리는 계층화 전략을 통해 대중 시청자를 재창출하고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해 왔다.

SVOD 포털의 등장과 브랜딩 전략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같은 SVOD 서비스는 단순히 선형적 일정을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큐레이팅하는 포털로 기능한다. 이들은 특정 인구 통계에 맞춘 브랜딩 대신, 사용자가 개인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는 일반화된 공간을 지향한다. 그러면서도 ‘고품질 TV’ 담론이나 몰아보기(Binge-watching) 문화의 확산을 통해 자신들이 기술적, 문화적 최첨단에 있음을 강조하며 HBO 방식의 전통적 브랜딩 수사를 차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라이브러리의 대다수는 여전히 기존 전통 TV 시스템에서 제작된 라이선스 콘텐츠로 채워져 있으며, 여기서 스트리밍 서비스와 전통 네트워크 브랜드 간의 갈등과 협상이 발생한다.

아마존: 네트워크 브랜딩을 활용한 공생 전략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본질적으로 전자 상거래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프라임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활용된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아마존은 전통 텔레비전 네트워크와 공생 관계를 구축하는 방식을 택했다. 2014년 HBO의 방대한 라이브러리를 인수하여 ‘HBO 컬렉션’ 특별 페이지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마케팅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도입된 ‘아마존 채널(Amazon Channels)’을 통해서도 파트너의 브랜드를 명확히 노출하고 활용했다. 아마존은 소비자가 HBO나 Starz 같은 기존 브랜드와 맺는 관계를 중요하게 여겼으며,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도 네트워크 로고를 눈에 띄게 표시하여 기존 브랜드 자산을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넷플릭스: 네트워크 브랜딩의 삭제와 자체 브랜드 구축

반면 넷플릭스는 인터넷 TV가 선형 TV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전통 네트워크를 강력한 경쟁 상대로 간주했다. 초기에는 스스로를 보완적 채널로 포지셔닝했으나, 점차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며 수직 통합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넷플릭스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서 전통 네트워크의 로고나 흔적을 의도적으로 지우거나 가렸다. 예컨대 <브레이킹 배드>가 넷플릭스를 통해 엄청난 인기를 끌었음에도 플랫폼 내에서 방송사 AMC의 존재는 드러나지 않았다. 다른 마켓에서 수입한 독점 라이선스 콘텐츠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라벨을 붙여 브랜드의 산업적 기원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이는 시청자가 콘텐츠를 특정 방송사가 아닌 ‘넷플릭스 경험’으로 인식하게 만들려는 전략이다. 비록 일부 방송사의 반발로 타이틀 카드가 일부 허용되기도 했으나, 자신을 주요 식별 지점으로 삼으려는 광범위한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전통 네트워크 관점에서의 SVOD 브랜드 콘텐츠 가치

SVOD 플랫폼 내에서 네트워크 브랜드 노출이 증가한다고 해서 전통 케이블 네트워크의 재정적 위기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케이블 네트워크의 핵심 수익원은 광고가 아닌 시스템 제공업체로부터 받는 운송료인데, 코드 커팅(가입자 해지)으로 인해 전체 가입자 수가 감소하면서 전환점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나 아마존 같은 플랫폼은 시청자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며, 철저히 가입자 기반 경제 모델로 움직인다. 결국 SVOD 생태계 내에서 개별 쇼의 브랜드는 강화될지언정, 그것을 방영하는 네트워크 브랜드의 제한된 가치만 확인될 뿐이다. 스트리밍 포털은 미디어 대기업이 과거에 했던 것처럼 개별 쇼를 활용해 수많은 틈새 시청자를 모으는 도구로 기존 브랜드를 소모하고 있다.

결론 및 미래 연구 방향

아마존은 자사의 전자 상거래 목적을 위해 네트워크 브랜드와 공생하는 방식을 취했고, 넷플릭스는 자체 브랜드 자산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정체성을 희생시키는 전략을 취했다. 저자인 Wayne은 이것이 현대 텔레비전 브랜딩이 확립된 관행과 신흥 관행 사이에서 끊임없이 협상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나아가 앞으로의 미래 연구는 이러한 현상을 초국적 맥락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 외 지역의 콘텐츠 제작자들이 글로벌 배포권을 SVOD에 판매할 때 자신들의 브랜딩(프리롤 프로모션 등)을 요구하는 현상 등을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포털 브랜드 전략이 글로벌 미디어의 흐름 및 국가적 제작자들의 열망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Citation

Wayne, M. L. (2018). Netflix, Amazon, and branded television content in subscription video on-demand portals. Media, culture & society, 40(5), 725-741. https://doi.org/10.1177/0163443717736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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