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욕하는 영화에 관객이 몰리는 이유

온라인에서 혹평이 쏟아지는 영화가 있다. 관객들은 스토리가 엉성하다거나 연기가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남기고, 평점도 빠르게 내려간다. 일반적으로 이런 영화는 관객의 외면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때로는 최악의 평가를 받은 영화가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오르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타난다.

함께 제공된 영상은 이러한 현상을 ‘나쁜 리뷰와 흥행의 역설’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한다. 모두가 비판하는 영화가 오히려 더 큰 관심을 받고, 그 관심이 티켓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Ullah, Alam과 Zeb(2025)의 연구도 온라인 리뷰와 영화 흥행의 관계가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 결과, 부정적인 리뷰는 기본적으로 영화 매출을 감소시켰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리뷰와 화제성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부정적인 평가의 영향이 약해졌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논란 자체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해 매출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나타났다.

평점만으로 알 수 없는 관객의 감정

영화를 선택할 때 사람들은 별점뿐만 아니라 리뷰에 담긴 구체적인 표현도 확인한다.

“놀라운 영화다”, “스토리가 감동적이다”, “액션이 훌륭하다”와 같은 표현은 관객에게 긍정적인 기대를 만든다. 반대로 “실망스럽다”, “화가 난다”, “시간이 아깝다”와 같은 표현은 관람을 망설이게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긍정과 부정의 구분이 아니다. 연구진은 리뷰에 포함된 감정의 종류와 강도에 주목했다.

논문과 영상은 감성 또는 태도(sentiment)와 감정(emotion)을 구분한다. 감성은 어떤 대상에 대해 비교적 오랫동안 형성된 긍정적 또는 부정적 평가다. 반면 감정은 기쁨, 분노, 두려움, 슬픔과 흥분처럼 순간적으로 강하게 발생하는 심리 상태다.

같은 낮은 평점을 준 관객이라도 “조금 아쉬웠다”고 표현하는 것과 “화가 날 정도로 끔찍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후자처럼 강한 감정이 담긴 리뷰는 더 많은 관심을 받고 빠르게 공유될 가능성이 있다.

감정이 다른 사람의 선택을 바꾸는 과정

연구진은 ‘사회적 정보로서의 감정 이론(Emotions as Social Information·EASI)’을 이용해 온라인 리뷰의 영향력을 설명했다.

EASI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감정 표현을 단순한 개인적 반응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감정을 상품이나 경험의 품질을 판단하는 사회적 정보로 사용한다.

누군가 영화를 보고 강한 즐거움과 감동을 표현하면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은 좋은 관람 경험을 기대한다. 반대로 여러 사람이 분노와 실망을 표현하면 영화의 품질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감정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기도 한다. 흥분과 즐거움이 담긴 리뷰를 읽은 사람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싶어 영화를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강한 불쾌감이 담긴 리뷰는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형성해 관람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

영화 80편과 리뷰 23,046건의 분석

Ullah과 공동 저자들(2025)은 2011년 미국에서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80편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에는 IMDb에 영어로 작성된 미국 소비자의 리뷰 23,046건이 사용됐다.

연구 대상은 개봉 첫날 미국 전역의 600개 이상 스크린에서 상영된 주류 영화로 제한됐다. 연구진은 영화 매출의 대부분이 개봉 초기에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개봉 후 첫 6주 동안의 주간 매출과 리뷰를 분석했다.

영화 매출과 상영관 정보는 Box Office Mojo에서 수집했으며, 제작비와 배우의 인지도 등은 The Numbers, 관객 리뷰는 IMDb, 평론가 평가는 Rotten Tomatoes에서 가져왔다.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NLP) 기술을 이용해 리뷰에서 긍정적·부정적 감정 표현을 추출하고, 감정적인 단어가 전체 리뷰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했다.

분석에는 다음 요소도 함께 포함됐다.

  • 매주 작성된 리뷰의 수
  • 관객 평점과 평가의 편차
  • 영화의 제작비
  • 상영 스크린 수
  • 유명 배우의 출연 여부
  • 영화 장르
  • 평론가 평가
  • 개봉 후 경과 기간

이러한 요소를 통제함으로써 연구진은 온라인 리뷰의 감정과 규모가 영화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긍정적인 리뷰와 매출 상승

분석 결과, 긍정적인 감정이 많이 담긴 리뷰는 영화 매출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객이 스토리, 연기, 영상과 액션에 대해 즐거움과 감동을 표현하면 잠재 관객은 영화가 좋은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긍정적인 리뷰의 수가 많아질수록 그 효과는 더욱 강해졌다. 많은 사람이 비슷한 긍정적 감정을 표현하면 잠재 관객은 이를 개인 한 사람의 취향이 아니라 대중적으로 인정된 평가로 받아들인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사람의 선택을 따라가는 ‘밴드왜건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긍정적인 리뷰와 반응이 계속 쌓이면 사람들은 영화가 인기 있고 신뢰할 만하다고 판단한다. 그 결과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도 대중적인 흐름에 참여하게 된다.

긍정적인 평가보다 강한 악평의 힘

부정적인 감정은 영화 매출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뷰에서 분노, 실망, 지루함과 같은 감정이 강조되면 잠재 관객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영화를 피할 가능성이 커진다.

부정적인 감정의 영향은 긍정적인 감정보다 더 강했다. 이는 사람들이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부정성 편향’과 관련된다.

사람들은 좋은 평가 여러 개보다 영화의 심각한 문제를 지적한 부정적 평가 하나를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특히 영화는 직접 보기 전에는 품질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경험재이기 때문에 관객은 실패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부정적인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영화에 대한 관심과 리뷰가 많지 않은 개봉 초기에 강한 악평이 나타나면 흥행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악평이 많아질수록 달라지는 상황

영상에서 가장 흥미롭게 제시하는 질문은 “왜 최악의 평가를 받은 영화가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오르는가”이다. 논문의 분석 결과는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이유를 보여준다.

부정적인 리뷰는 처음에는 영화 매출을 크게 떨어뜨린다. 그러나 전체 리뷰의 양이 증가하면 부정적인 평가가 미치는 악영향이 점차 약해졌다. 연구의 추가 분석에서는 부정적 감정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영화 매출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도 나타났다.

리뷰가 적은 영화에 악평 몇 개가 달리면 사람들은 이를 품질에 관한 경고로 받아들인다. 반면 수많은 사람이 같은 영화를 비판하고 논쟁하면 영화 자체가 하나의 사회적 화제가 된다.

이때 관객의 관심은 영화의 품질에서 논란 자체로 이동할 수 있다.

“도대체 얼마나 나쁘기에 모두가 비판하는 것일까?”

“정말 그렇게 형편없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영화인데 나도 봐야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러한 호기심은 검색과 공유, 추가 리뷰와 실제 티켓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부정적인 반응이 계속해서 새로운 관심을 끌어들이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악평이 영화의 매출을 항상 높인다는 의미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부정적 리뷰는 여전히 영화에 불리하다. 악평이 흥행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대규모 화제성과 결합해야 한다.

화제성과 감정으로 구분한 네 가지 영화

논문과 영상은 리뷰에 나타난 감정의 방향과 리뷰의 양을 교차해 영화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이를 통해 영화가 흥행 과정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Flop: 관심도 낮고 평가도 부정적인 영화

Flop은 부정적인 리뷰가 나타나지만 전체 리뷰의 수는 적은 영화다. 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낮은 상태에서 나쁜 평가까지 나오면 잠재 관객은 관람을 포기한다.

악평을 뒤집을 만큼 충분한 관심이나 새로운 리뷰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매출이 빠르게 감소하고 상영 기간도 짧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 유형에서는 “악평도 홍보다”라는 주장이 적용되기 어렵다. 사람들이 영화를 비판하는 것을 넘어 아예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Hype: 악평과 높은 화제성의 결합

Hype는 부정적인 리뷰가 많으면서 전체 리뷰의 수도 많은 영화다. 작품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지만 논란과 화제성은 매우 높은 상태다.

수많은 악평이 영화의 인지도를 높이고, 이를 직접 확인하려는 관객을 만들 수 있다. 논란에 참여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 영화를 보는 사람도 생긴다.

영상에서 제시하는 ‘최악의 평가를 받고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오르는 영화’가 바로 이 유형에 가깝다.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아 흥행하는 것이 아니라, 강한 화제성과 호기심이 단기적인 관객을 만들어내는 경우다.

Star: 좋은 평가에 비해 부족한 관심

Star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리뷰의 수가 아직 많지 않은 영화다. 영화를 본 관객의 반응은 좋지만 대중적인 인지도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긍정적인 리뷰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면 장기 흥행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영화사 입장에서는 초기 관객이 자신의 긍정적인 경험을 더 많이 공유하도록 유도하는 마케팅이 필요한 유형이다.

Hit: 긍정적인 평가와 높은 관심

Hit은 긍정적인 감정이 많고 리뷰의 양도 많은 영화다. 많은 관객이 영화에 관심을 보이면서 실제 관람 경험도 좋게 평가하고 있는 가장 이상적인 상태다.

긍정적인 감정과 높은 리뷰 수가 서로를 강화하면서 새로운 관객을 끌어들인다. 이러한 영화는 높은 매출뿐만 아니라 비교적 긴 상영 기간도 기대할 수 있다.

흥행과 작품 평가의 차이

악평을 받은 영화가 흥행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이해하려면 매출과 작품 평가를 구분해야 한다.

논란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면 단기적으로 티켓 판매가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관객이 영화를 보기 위해 돈을 지불했다는 사실이 작품에 만족했다는 뜻은 아니다.

부정적인 화제를 통해 흥행한 영화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겪을 수 있다.

  • 관객의 장기적인 신뢰 하락
  • 감독과 배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 제작사와 프랜차이즈의 브랜드 가치 하락
  • 속편과 후속 작품에 대한 기대 감소
  • 스트리밍 공개 이후 부정적인 평가의 재확산

따라서 Hype 영화는 단기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Hit 영화와 같은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높은 매출과 좋은 평판은 서로 다른 결과다.

영화 마케팅에서 필요한 리뷰 분석

이 연구는 영화사가 평균 평점과 리뷰 수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리뷰에 어떤 감정이 담겨 있는지, 그 감정이 얼마나 강한지, 리뷰의 양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Flop 유형의 영화에서는 부정적인 리뷰의 원인을 빠르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관객이 이야기와 연기, 마케팅에서 형성된 기대와 실제 영화의 차이 중 무엇에 실망했는지 분석해야 한다.

Star 유형에서는 긍정적인 관객 경험이 더 널리 공유되도록 만드는 전략이 중요하다. 영화 관람 후 설문, 온라인 커뮤니티와의 소통, 출연진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캠페인 등을 통해 리뷰 참여를 높일 수 있다.

Hype 유형에서는 모든 부정적 반응을 감추려 하기보다 영화가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러 논란이나 악평을 만드는 전략은 매우 위험하다. 부정적인 화제가 호기심으로 전환되지 않고 불신과 반감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안정적인 성공은 긍정적인 평가와 높은 관심을 함께 확보한 Hit 유형이다. 결국 영화 마케팅의 목표는 논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긍정적인 경험이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도록 돕는 데 있어야 한다.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 필요한 주의점

논문이 악평과 흥행의 역설을 보여주지만, 이를 모든 영화에 적용할 수는 없다. 연구 대상은 2011년 미국에서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80편으로 제한됐다.

2011년은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영화의 제작과 배급 구조를 본격적으로 바꾸기 전이다. 오늘날에는 틱톡, 유튜브, 인플루언서 리뷰와 밈이 영화의 화제성을 훨씬 빠르게 확산시킨다. 따라서 현재의 온라인 환경에서는 악평과 흥행의 관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연구진은 영화의 극장 매출만 분석했으며 스트리밍 시청과 부가시장 매출은 포함하지 않았다. Flop, Hype, Star와 Hit 유형이 각각 정확히 얼마의 매출을 기록하고 얼마나 오래 흥행하는지도 직접 검증하지 않았다.

특히 부정적 리뷰의 수만 별도로 분석했을 때는 매출에 미치는 효과가 통계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따라서 “악평이 많으면 반드시 흥행한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나쁜 리뷰와 흥행의 진짜 관계

논문과 영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부정적인 리뷰가 있어도 영화는 흥행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사람들이 부정적인 평가를 좋아해서가 아니다. 악평이 대규모 관심과 논쟁을 만들어 영화의 존재를 널리 알리고, 그 과정에서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리뷰가 소수에 머물고 영화에 대한 관심도 낮다면 작품은 Flop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악평이 거대한 화제로 확산되면 Hype 영화가 되어 단기적인 매출을 만들 수 있다. 긍정적인 리뷰가 꾸준히 쌓이면 Star로 성장할 수 있으며, 좋은 평가와 높은 관심을 모두 확보한 영화는 Hit에 가까워진다.

결국 영화 흥행을 결정하는 것은 리뷰가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만이 아니다. 리뷰에 담긴 감정의 강도, 리뷰의 양, 대중의 관심과 그 관심이 확산되는 방식이 함께 작용한다.

이 연구의 결론은 “나쁜 리뷰도 좋은 광고가 된다”가 아니다. 더 정확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부정적인 리뷰는 일반적으로 영화 매출을 감소시키지만, 압도적인 화제성과 결합하면 그 악영향이 약해지고 호기심에 의한 관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영화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악평으로 만들어진 관심보다 관객의 긍정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입소문이 더 안정적인 자산이다.

Citation

Ullah, R., Alam, M. A., & Zeb, A. (2025). How emotions in online reviews affect movie sales: Evidence from Hollywood. Journal of Retailing and Consumer Services, 85, 104304. https://doi.org/10.1016/j.jretconser.2025.10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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