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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홍보의 공식이 바뀌었다: 스파이더맨 틱톡 성공 전략

영화 마케팅에서 예고편은 오랫동안 가장 중요한 홍보 수단이었다. 제작사는 영화의 주요 장면을 정교하게 편집한 예고편을 극장과 TV,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며 관객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틱톡에서는 많은 제작비를 들인 공식 예고편이 반드시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짧고 단순하지만 플랫폼의 이용 방식에 맞게 제작된 영상이 더 많은 조회수와 반응을 얻기도 한다.

Hernando Velasco와 연구진(2024)은 스파이더맨 영화 공식 틱톡 계정을 분석해 문화산업이 디지털 플랫폼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살펴봤다. 연구 결과, 스파이더맨의 틱톡 마케팅은 단순히 영화 장면을 짧게 편집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게시 시점과 티저, 배우, 향수를 전략적으로 결합해 영화 개봉 전후에도 팬들의 관심을 유지했다.

공식 틱톡 영상 74개를 분석하다

연구진은 스파이더맨 영화 공식 틱톡 계정인 @spidermanmovie에 2019년 6월 24일부터 2022년 5월 5일까지 게시된 영상 74개를 분석했다. 데이터 수집 당시 이 계정은 약 74만 8,6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었다.

연구에는 양적 분석과 질적 분석을 결합한 혼합연구 방법이 사용됐다. Analisa.io를 통해 각 영상의 조회수와 좋아요, 댓글, 공유, 참여율 등을 확인하고, 영상의 내용과 이야기 구조, 음악, 자막, 색상, 배우의 등장 방식도 함께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하고자 했다.

  • 스파이더맨은 틱톡에서 팬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했는가
  • 배우와 캐릭터를 결합해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어떻게 활용했는가
  • 영화의 이야기를 틱톡이라는 플랫폼에 맞게 어떻게 재구성했는가

분석 결과 스파이더맨 계정의 핵심 전략은 게시 시점의 선택, 짧은 티저의 반복, 배우와 캐릭터의 활용이라는 세 가지로 정리됐다.

첫 번째 전략: 가장 관심이 높아지는 순간에 집중한다

스파이더맨 계정은 영상을 일정하게 게시하지 않았다. 영화가 개봉하거나 디지털 및 블루레이 출시를 앞둔 시점에 게시물을 집중적으로 공개했다.

2019년 6월과 7월에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홍보를 위해 21개의 영상이 게시됐다. 2021년에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12월 극장 개봉을 앞두고 8월부터 12월까지 홍보가 집중됐다.

2022년에는 극장 상영을 홍보하는 영상에 이어 디지털 및 블루레이 출시를 알리는 영상이 공개됐다. 새로운 영화가 없는 기간에는 스파이더맨의 지난 20년을 돌아보는 콘텐츠를 게시해 팬들의 관심을 유지했다.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처럼 극장 관람과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단순히 좋은 영상을 만드는 것만큼 언제 공개하는지가 중요했던 것이다.

이 전략은 한 번의 광고로 영화를 홍보하는 방식과 다르다. 개봉 전에는 기대감을 높이고, 개봉 중에는 관람을 유도하며, 개봉 후에는 디지털 구매와 이전 시리즈 소비로 관심을 연결한다.

두 번째 전략: 공식 예고편보다 틱톡다운 영상을 만든다

분석된 74개 영상 중 47개는 티저 또는 예고 영상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기존의 긴 예고편을 단순히 잘라낸 영상이 아니었다.

세로 화면과 짧은 길이, 화면 자막, 필터, 시각효과 등 틱톡에서 익숙한 표현 방식을 사용했다. 서로 다른 스파이더맨 영화의 장면을 빠르게 결합하거나 밈과 유행 형식을 적용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영화표 판매를 알린 15초 영상이다. 이 영상은 화려한 공식 예고편보다 단순하게 제작됐지만 약 670만 회의 조회수와 25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했다. 연구에서 제시한 참여지수는 34.15였다.

반면 2021년 11월 공개된 공식 영화 예고편의 참여지수는 5.67에 그쳤다.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긴 예고편보다 틱톡의 언어에 맞게 제작한 짧은 영상이 더 강한 반응을 얻은 것이다.

이 결과는 영화사가 유튜브나 TV용 영상을 그대로 틱톡에 올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같은 영화를 홍보하더라도 플랫폼 이용자가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길이와 화면, 편집 방식으로 다시 제작해야 한다.

짧은 티저는 정보를 숨겨 기대감을 만든다

티저의 목적은 영화의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핵심 정보를 조금씩 보여주며 관객의 궁금증을 유지하는 데 있다.

《노 웨이 홈》 개봉 시기에 공개된 영상들은 영화의 중요한 줄거리를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배우들의 짧은 인사와 빠르게 지나가는 액션 장면, 의미를 정확히 알기 어려운 이미지와 문구를 결합했다.

이러한 영상은 팬들이 장면을 반복해서 보고 의미를 추측하도록 만들었다. 댓글에서 다른 팬과 의견을 나누고 영상을 공유하면서 관객은 홍보물을 수동적으로 보는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의 의미를 찾아가는 참여자가 됐다.

짧은 티저를 연속해서 공개하면 각각의 영상은 독립된 게시물이면서 다음 영상을 기다리게 만드는 연결 장치가 된다. 영화사는 전체 정보를 한꺼번에 공개하지 않고 팬들의 기대감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

세 번째 전략: 캐릭터뿐 아니라 배우를 전면에 내세운다

스파이더맨 틱톡에서 높은 참여를 이끌어낸 또 다른 요소는 배우들의 등장이었다.

Tom Holland와 Zendaya, Jacob Batalon이 직접 영화 개봉을 알리거나 촬영장 밖에서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모습은 완성된 영화 장면과 다른 친밀감을 제공했다. 팬들은 스파이더맨과 MJ 같은 캐릭터뿐 아니라 그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에게도 감정적으로 연결된다.

배우가 영화 속 의상과 캐릭터로 등장할 때도 있고, 시사회나 촬영장에서는 본인의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현실의 배우와 허구의 캐릭터가 하나의 계정 안에서 계속 교차하면서 팬들은 영화 세계가 현실로 이어지는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유명 농구선수 Ja Morant처럼 영화 밖의 유명인을 활용한 콘텐츠도 팬층을 확장하는 역할을 했다. 스파이더맨 팬이 아닌 이용자도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를 통해 영화 콘텐츠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대 스파이더맨을 한자리에 모은 향수 전략

《노 웨이 홈》 마케팅에서 가장 강력하게 활용된 자산은 스파이더맨의 20년 역사였다.

디지털 출시를 홍보한 영상에는 Peter Parker를 연기한 Tobey Maguire와 Andrew Garfield, Tom Holland가 함께 등장했다. 과거 작품의 장면과 현재 영화를 연결하면서 오랫동안 스파이더맨을 봐온 팬들의 기억과 감정을 자극했다.

이러한 향수 마케팅은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전 시리즈를 다시 보게 하고, 새로 유입된 젊은 팬에게 과거 영화에 관심을 갖게 한다. 하나의 짧은 영상이 신작뿐 아니라 과거 영화와 캐릭터, 관련 상품의 소비까지 연결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특징으로 설명한다. 영화 한 편의 이야기가 영화관에서 끝나지 않고 숏폼 영상과 밈, 배우 인터뷰, 과거 작품으로 계속 확장된다. 팬은 여러 매체를 이동하며 더 넓은 스파이더맨 세계를 경험한다.

영화 장면은 특별한 날에 맞춰 다시 태어난다

스파이더맨 계정은 기존 영화 장면을 게시 시점에 맞게 재해석했다. 새해에는 스파이더맨 캐릭터를 활용한 7초짜리 밈을 게시했고, 성 패트릭 데이에는 Green Goblin을 이용해 기념 메시지를 만들었다.

원래 영화에서 특별한 의미가 없었던 장면도 특정 기념일이나 유행과 결합하면 새로운 콘텐츠가 된다. 이미 제작된 영화 장면을 다시 편집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은 낮지만, 팬에게는 시의성 있는 새로운 게시물처럼 전달된다.

이 방식은 콘텐츠의 수명을 연장한다. 영화 개봉이 끝나도 캐릭터와 장면은 계절과 기념일, 인터넷 유행에 맞춰 계속 재사용될 수 있다.

틱톡의 세 가지 특성을 활용하다

연구는 스파이더맨의 마케팅 전략이 틱톡의 세 가지 특성과 결합했다고 설명한다.

첫 번째는 가시성이다.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은 계정을 팔로우하지 않은 이용자에게도 영상을 노출한다. 짧고 반응이 좋은 콘텐츠는 기존 팬의 범위를 넘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두 번째는 편집 가능성이다. 제작자는 기존 영화 장면과 음악, 자막, 효과를 결합해 새로운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이용자 역시 이를 모방하거나 리믹스해 또 다른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지속성이다. 한 번 게시된 영상은 개봉 기간이 지나도 플랫폼에 남는다. 과거 영상은 새로운 작품이 공개됐을 때 다시 발견되고 공유되면서 프랜차이즈의 기억을 유지한다.

마블과 소니는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영화 광고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팬이 반응하고 재해석하며 확산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었다.

영화 마케팅은 플랫폼의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

스파이더맨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인기 캐릭터만으로 성공적인 틱톡 마케팅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식 예고편을 짧게 자르는 것보다 틱톡 이용자가 익숙하게 느끼는 형식으로 콘텐츠를 다시 제작해야 한다. 게시 시점과 영상 길이, 세로 화면, 자막, 음악, 밈과 유행까지 플랫폼의 이용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배우와 캐릭터의 관계도 중요한 자산이다. 완성된 영화 장면만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보다 배우의 인간적인 모습과 촬영장 뒤편, 캐릭터 사이의 관계를 함께 보여줄 때 팬은 더 큰 친밀감을 느낀다.

또한 개봉 전 홍보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극장 개봉과 디지털 출시, 기념일, 과거 작품의 역사까지 연결하면 하나의 영화가 장기간 소비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좋은 영화만으로 관객을 기다릴 수 없는 시대

문화산업의 디지털화는 영화를 제작하는 방식뿐 아니라 관객에게 전달하는 방식도 바꿨다. 영화사는 작품을 완성한 뒤 관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각 플랫폼에서 팬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스파이더맨 공식 틱톡 계정은 게시 시점을 세밀하게 조절하고, 짧은 티저를 반복적으로 공개하며, 배우와 캐릭터를 결합했다. 여기에 과거 작품에 대한 향수를 활용해 하나의 신작을 20년간 축적된 프랜차이즈 전체의 소비로 확장했다.

결국 성공적인 숏폼 영화 마케팅은 가장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관객이 짧은 영상을 본 뒤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댓글을 남기고, 다른 팬과 공유하며, 마지막에는 영화표를 구매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다만 이 연구는 하나의 공식 계정과 74개 영상만 분석한 탐색적 사례연구다. 조회수와 좋아요, 댓글 등의 반응은 확인했지만, 팬들이 실제로 영화를 관람하거나 상품을 구매했는지는 직접 측정하지 않았다. 틱톡 알고리즘이 영상 노출에 미친 영향도 충분히 분석하지 못했다. 따라서 결과를 모든 영화의 숏폼 마케팅에 동일하게 적용하기보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틱톡의 특성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Citation

Hernando Velasco, A., Matsumoto, M., Dominguez-Santos, S., & Lacasa, P. (2024). Digitalization of cultural industries: Evidence from the official Spider-Man movie TikTok account. Convergence: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Research into New Media Technologies.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s://doi.org/10.1177/13548565241253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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